프렌들리와 오지랖의 차이는??
'모르는 사람한테 말을 걸면 서양인은 프렌들리하다고 느끼는데 왜 동양인은 오지랖 넓다고 해야 맞는 것 같은 이 느낌은 대체 뭐지????' 어제 길을 걷다가 우연히 머리 속에 떠오른 생각입니다. 한참을 고민해본 결과... 저에게 서양인을 대표하는 건 호주사람들인데요, 호주인들의 프렌들리는 특정 대상없는 타인인데 반해서 동양인은 한국의 아줌마로 대표되는 느낌이 있어서 인 것 같아요.
Free to use from Google
호주에서는 쇼핑을 가면 비록 서양식의 접객일지라도 언제나 직원들이 웃으며 다가와 "Hey, how are you today?"라며 말을 건네곤 했지요. 트레인을 타서도 아무렇지 않게 날씨에 대해 이야기하며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건네기도 하는 이런 문화를 전에는 겪어보지 못해서 人情이 느껴졌다랄까.. 너무 따뜻하게 느껴져서 저에게 호주인들은 'Friendly'한 인상으로 남아있어요.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대부분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지 않잖아요. 어쩌다 말이 트인 경우에도 웬만하면 대화를 피하게 되는데, 이유는 바로 어떤 이야기를 하느냐의 문제인것 같아요. 호주인들은 대부분 인사로 시작해서 주로 가벼운 이슈만을 가지고 이야기 합니다. 생판 남인 경우, 개인의 사생활에는 절대로 터치하지 않아요. "비 올것 같은 날씨인데 우산 가져왔어요?" ,"정말이네요, 안가지고 왔는데 하나 사야겠어요.", "나도 그래야겠네요." 정도의 수준인데 한국의 경우는 간단한 대화로 시작하더라도 결국은 연장자의 훈계로 끝이 나는 느낌..
어떤 모임에 가서 대화를 할 때도 많이 달랐어요. 호주에서 친구따라 서커스 관련 모임(정확히 무슨 모임인지는 정체 불명;)에 갔었는데요, "안녕", "이름이 뭐야?", "이 모임엔 어떻게 오게 됐어?", "경험은 있어?", "그럼 한 번 해볼래?" 하고 본론으로 넘어갔죠. 한국에서는 일단 호구조사로 시작하여, 나이는 몇이냐, 결혼은 했느냐, 애인은 있느냐, 왜 아직도 결혼을 못했느냐..................... ㅠㅠ 언젠가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에서 돌아오는 길에 차편이 끊긴 아줌마 둘을 태워줬다가 돌아오는 내내 사생활 침해와 함께 결혼에 대한 잔소리로 고역을 당한 이후로는 아줌마들과의 대화는 되도록이면 피... 피하고 싶어요.. 일본의 아줌마들은 이런건 터치하지 않는데, 누군가를 헐뜯는 뒷담화에 함께 동참해야 하는 고역이 또 있어서 이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결론은 한국 아줌마와 대화하기 싫다...로 나버리는 것 같은데 사실은 그게 아니고.. ㅎㅎㅎ 얼마전에 한 아주머니와 대화할 때 그 분이 그러시더라구요. "요즘 젊은 사람들은 나같은 아줌마하고는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잖아."라고하신 그 이유를 여기서 찾고 싶네요. 호주인들과의 대화는 깊이 없는 형식적인 대화일 뿐이고 한국인들과의 대화는 정이 느껴지는 대화라고 반반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강조하고 싶은건 서로 잘 모르는 관계에서의 대화거든요. 일단은 개인의 사생활을 간섭하지 않는 대화에서부터 우리 시작하면 안될까요??? 그럼 우리도 후.렌.들.리.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