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에 이어 올해도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을 찾았다. 함께 갈 사람만 있다면 매년 가고 싶은 축제 중 하나다. 재즈를 좋아하긴 하지만 전문적인 지식은 없는 나에게도 이 페스티벌은 즐겁기만 하다. 기본적으로 세 가지를 반복한다.
1. 자리를 잡는다.
2.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3. 음악에 취한다.
<오해금지, 피난민이 아니다>
도착해서 일단 표를 찾고 무료 야외 공연장 풑밭에 자리를 잡았다. 굳이 앞자리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풀밭에 돗자리를 펴고 자리를 지키는 자와 먹을 것을 사오는 자로 팀을 나눴다. 유료 티켓을 구매하면 1인당 5000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을 수 있는데, 공연장 주변으로 배치된 각종 임시 점포에서 사용할 수 있다. 5000원권 한장으로 그해의 재즈 페스티벌 기본 와인을 사는 것은 기본이다. 2011년에는 레드와인이었다. 싼 가격이라 질이 좀 떨어지는 맛이어서 맛보기로 한잔을 마시고는 그만 두었던 것 같다. 올해는 스파클링 와인, 개인적으로는 너무 맛있어서 한병을 더 구입해서 마실 정도였다.
<일단은 배를 채우기 위한 버거, 대부분 롯데 계열의 매장들이 들어서있다>
하는 것도 없이 마냥 즐겁다. 야외에 나와 그야말로 좋은 음악을 들으면서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담요나 등받이를 무료로 제공해주는 이벤트 등에도 참여하면 좋다. 매년 그렇지만 그런것엔 관심도 없고 재주도 없어 맨손. 유료존에 일찍부터 줄을 서서 들어가면 선착순 이벤트에 뽑힐 가능성도 있지만, 땅바닥에 줄서서 기다리느니 이벤트에 미련을 버리고 풀밭유희를 택하겠다.
<이 역시 피난민이 아니다. 유료존으로 향하는 인파>
유료존의 공연은 오후 5시 이후부터이므로 방한대책을 세워서 들어가야한다. 낮에는 따뜻하다못해 더운 날씨였기 때문에 파카와 담요는 차에 남겨두었다. 유료존으로 들어가기전 주차장에 들러 짐을 정리하고 입장. 재즈페스티벌에 처음 오는 사람들은 10월 초라는 생각에 별 생각 없이 얇게 입고 오는데, 해가 지면 급격하게 기온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단 한번이라도 그 추위를 겪어본 사람들은 경험자 답게 두툼한 파카와 담요, 혹은 침낭에 단열기구, 손난로 등 다양한 준비물을 구비하게 된다.
작년 지브라의 공연을 보기 위해 밤 12시까지 기다렸다가 얼어죽을뻔한 경험을 토대로 올해는 파카와 담요, 수면양말까지 챙겨서 완벽대비! 유료존으로 자리를 옮겨도 음식 흡입은 계속된다. 이 외에도 많은 것을 먹었으나 사진은 생략.
<자라섬 특산물로 팔던 잣 막걸리 중 me 3%는 유자맛 탄산 막걸리라 맛이 독특하다.>
공연이 진행되면서 어둑해지는 저녁시간에는 자리를 이탈하면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난관이다. 사람들이 자리한 풑밭에는 특별한 조명이 없기 때문에 한참을 헤멜 수밖에 없다. 전화통화+가져간 자전거용 라이트 깜빡임을 이용해 겨우 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자유분방한 사람들의 오묘한 몸짓을 훔쳐보는 것도 재미 중의 하나>
매년 자라섬 재즈송+율동을 만드는 것 같다. 보통 아티스트 한 팀이 끝날 때마다 그해의 자라섬 재즈송이 아이들의 깜찍한(?) 율동과 함께 무한 반복되는데, 처음엔 아무도 신경 쓰지 않지만 반복해서 듣는 사이에 어느새 중독이 되고 한 명, 두 명 율동을 따라하기에 이른다. 그리고는 어느 한팀의 극적인 피날레에 이르러서는 한껏 고조된 분위기에 휩쓸려 단체 율동 퍼포먼스라는 기이한 현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퍼포먼스를 위해서라도 주류 공급은 필수적!) 이 날은 제프 로버의 마지막 연주에서 분위기가 무르익었고 바로 2013 자라섬 재즈송에 맞춰 단체 율동 퍼포먼스로 이어졌다. 깔깔대며 율동을 따라하는 동안만큼은 '내가 제일 잘 나가!' 기분이랄까.
단체 율동을 끝내고 우리는 짐을 쌌다. 다음 순서였던 듀크 엘링턴 오케스트라를 못본 것이 조금 아쉬고 무엇보다 제일 기대하고 있었던 SAJA 최우준의 무대를 볼 수 없었던게 너무너무 아쉬웠지만 개인적인 욕심으로 고집을 부릴 수는 없었기 때문에 9시 반, 자라섬을 뒤로하고 서울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올해는 특히 노느라 정진이 팔려서 가져간 카메라는 제대로 전원도 못 켜보고 그대로 수거해왔다. 사진이 허술해진 이유라고 변명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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