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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ong's Diary

전주 한옥마을 - 첫째날

10월의 마지막 주말, 전주로 향한 그날은 아침부터 버스를 놓치는 등 사소한 사건과 도로정체, 그리고 쏟아져 내린 비로 순탄치 않은 시작을 알렸다. 우산을 들고 돌아다니기가 마땅치 않아 가을비에 식어버린 몸을 녹일겸 까페로 향했다.

 

<까페 입구에서 마치 '옷! 손님이닷!'이란 표정으로 맞이해주는 돼지인형>

 

<쌍화차와 콤부차를 주문하고 수다타임>

 

<주인 아저씨, 아주머니도 친절하고 나름 아늑했던 까페 내부>

 

밤까지 비가 이어져서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없었기 때문에 주로 상점들을 돌아다니며 소품들을 구경했다. 비오는 한옥마을의 저녁도 조명과 더해져 나름 운치 있었지만 사진으로 담기엔 좀 무리가 있었다. 한참 길을 걷는데 어디선가 판소리가 들려와 홀린 것 마냥 소리를 따라 그 근원지를 찾아나섰다. 적지 않은 빗속에서도 천막을 설치하여 야외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바람이 불어 천막을 휩쓸어대는 통에 천막위에 고인 물웅덩이가 후두둑후두둑 떨어졌다. 카메라를 들고 지나가다가 코미디의 한 장면처럼 그 물을 정통으로 받아낸 사람도 있었다. 웃겨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던 것이.. 카메라가 결코 싼 제품은 아니었기 때문.

 

<야외 판소리 공연>

 

한옥마을에 자리잡은 전통찻집 및 까페에는 종종 이렇게 귀여운 애완동물이 관광객들을 맞이해주고 있다. 도망가지도 않고 성큼성큼 나에게 들이대는 주제에 사진만 찍으려고 하면 고개를 돌려버리던 무정한 녀석. 개그프로에 나온 챠우챠우를 연상시키는 개도 한 마리 있었다.

 

<그나마 얼굴이라도 또렷하게 나온 유일한 한 컷>

 

<안타깝게도 안면 촬영은 실패!>

 

저녁은 도토리묵 국수를 먹었다. 전주에 갔으니 전주비빔밥을 먹어야 할 것 같지만 사실, 관광지에서 파는 음식은 서울에서 먹는 것과 그닥 다를 바가 없다. 그에 더해 본인은 가리는 음식이 많아 그냥 먹고 싶은 것을 먹는게 상책인 사람인지라 따뜻한 묵 국수가 몸을 녹여주어 더 할 바 없이 좋았다. 그리고 전주 여행에서 빠지면 절대 안되는 모주! 발효주의 경우 알러지 때문에라도 못마시지만 평소 술을 즐겨하지 않는 나에게 전혀 부담없이 술술 들이킬 수 있었다. 술이라기 보다 수정과에 한약재를 곁들인 느낌. 원래 모주(母酒)의 유래가 '술에 취해 들어온 아들의 숙취를 덜어주기 위해 어머니가 막걸리에 한약재를 넣고 달인 술'이라고 하는데 해장술의 원조가 아닌가 싶다. 하하.

 

<배터지게 냠냠냠>

 

<액자속에 너무 딱 들어맞는 모습이라 두사람을 찍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야속하게 쏟아지는 비>

 

 <내린 비에 반사되어 마치 건물이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사진이다.>

 

비가 내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나름 알차게(?) 한옥마을을 돌아다녔다. 비가 오더라도 볼꺼리는 다 보겠다는 관광객의 마음가짐. 숙소로 돌아오면서 모주 한병을 마트에서 사들고 들어갔다. 취하지도 않고 알러지 반응도 없어 정말 맘편하게 마셨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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