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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뮤지컬] 제너두

 

 + 2008년 9월 11일 8:00 P.M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 개인적인 감상평

 

SM과의 관계(?)로 회사에서 뿌려준 표를 냉큼 받아서 보았다. 9월 9일 공연이라고 착각한 나머지.. 캐스팅도 잘못 알고 간 덕에 공연이 시작되고 당분간은 어안이 벙벙했다. 캐스팅표를 보며 11일 캐스팅이 딱 좋은데..라고 아쉬워했던게 우스울 정도였다. 감사히도 뮤지컬 배우들만으로 공연은 이루어졌고, 사랑해마지않는 정선아씨와 양꽃님씨가 나와주어서 감동 그 자체였다.

스토리 자체는 식상하기 그지 없다. 연출도 뭐랄까, 조금 철지난 개그콘서트를 보는 느낌도 없잖아 있었다. 유치한 꽁트, 딱 그런 느낌이었다. 대사며, 행동이며 오버 그 자체였다. 하지만 정선아씨가 어찌나 능청스레 잘 해주었던지.. 유치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즐겁게 웃으며 즐길 수 있었다. '나인'에서 보여주었던 푼수끼가 섞인 능청스런 연기가 '제나두'에서는 120% 발휘되었던 것 같다. 노래실력도 한층 더 나아지신 듯, 어느 한부분도 모자람 없이 맑고 고운 목소리로 노래해주셨다. (게다가 더 날씬해지신듯!)

안경을 안가져간 탓에 배우님들 얼굴 알아보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9일 캐스팅으로 알고 간 나는, 원래 이건명씨의 얼굴은 잘 기억을 못했던 터라 초반에는 '강인'은 나중에 나오나보다하고 있었다. 정선아씨 목소리를 듣고는 다른 더블 캐스팅의 배우님도 참 노래를 잘한다고 생각했었다. 목소리가 정선아씨와 매우 흡사하구나 정도로만 생각했다. 왠만한 배우들이 다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양꽃님씨가 보이지 않아 의아해하던 도중 의심스런 배역을 발견했다. 저 능청스런 연기는...어디선가 본듯한.... 가물한 기억을 되짚어보니 양꽃님씨가 눈에 들어왔다. 이전에 '왁스'의 뮤직비디오에서 이상한 파마를 했다고 욕한 머리가 있는데, 바로 그 머리모양을 하고 동그란 안경을 쓴.. 이상한 목소리를 내는 역이 바로 꽃님씨였던 것이다. 전혀 다른 사람인줄 알았다. 처음 나오자 마자 캐릭터 참 특이하다 싶어 저런 역은 어떤 배우님이 하실까.. 하고 생각했는데 그게 바로 양꽃님씨라니... 공연 보면서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긴 또 처음이지 싶다. 풉. 탄탄한 발성으로 비극의 여신 멜포메네 정영주씨와 함께 끝내주는 노래 실력을 뽑아내셨다.

정영주씨는 이름은 많이 들어본것 같은데 실제로 공연을 본 적은 없는것 같다. 기대를 하지 않았던 역이었는데 너무나도 매력적인 목소리로 노래해주셨다. 이 분도 요주의 체크다!

이건명씨는.. 이석준씨의 토크쇼에서 너무 많은 에피소드를 들어서 왠지 친근하지만 공연을 본건 처음(?)인듯 하다. 유명하긴 하지만 노래를 잘한다는 생각은 안들어서 남자주인공역에는 슈퍼주니어를 비롯해 이건명씨는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못하시진 않는것 같다. 단지 락앤롤을 부를 때 고음부분이 영 아니었다는것을 빼면.

김민수씨.. 중년의 배우님이 노래까지 잘하시면 너무 멋져보인다. 대부분의 공연들이 젊은 배우들 위주이다 보니 나이가 지긋하신 배우님들의 활약이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제나두에서는 김민수씨의 역할이 큰 편이다. 실력있는 중년의 뮤지컬 배우님들께 박수를 보냅니다.^^

전혀 기대를 안해서였는지 생각보다는 훨씬 재밌는 공연이었다. 배우님들 모두가 발성이 탄탄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돈을 내고 보라고 하면.. 아무래도 보류다. 재미는 있지만 가격이 쎄다. 내용이나 재미가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덥석 예매를 하기에는 구매력이 부족한 내용이기도 하다. 중간중간 재미를 위해 설정한 안무들이 식상하고 유치한것도 사실이기에 제돈 다 내고 봤다면 조금은 아까웠을지도 모르겠다. 3~5만원대의 재미랄까.. 8~10만원대의 충실함은 아닌것 같다는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나저나... See What I Wanna See봐야하는데... 오늘도 공연장에 걸린 현수막만 보고 왔다.. 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