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참 웃긴게.. 홍보 동영상을 만들어놓고도 회사 내부사정으로 티켓 한 장 얻지 못해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만들었는데 이제와서 보니 '응? 뭔가 생각한 컨셉이 다른데?'란 느낌.

무작정 슬프고 통속신파일줄 알았다. 늙은 노부부가 코믹요소를 첨가해준다고 했지만 크게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딱 한번 눈물을 빼는 장면 외에는 대체로 웃.겼.다.가 맞는 연극이었다. 사실, 눈물빼는 장면은 두장면이다. 초반에 한번, 후반에 한번. 하지만 이젠 정말 감정이 메마른건지 초반에 한번 핑~ 하고나서 후반에는 눈물이 나지 않았다. 앞,뒤에서는 훌쩍대는 소리가 공연장을 진동했는데 말이다. (사실, 배가 고파서 꼬륵 대는 소리에 신경쓰느라 슬프지 않았던걸지도 모른다. 켁.) 말이 나와서 말인데, 같은 공연을 본 사람들에게 해명하고 싶은건... 후반에 두번 꼬륵 소리는 내 뱃속이지만 그 전에 심하게 꼬륵꼬륵 댄건 내가 아니라는거다! 이거 완전 나한테 쪽박씌우기!

다시 연극 이야기로 돌아오면, 이날의 남편역은 조재현, 안내상, 정웅인 중 안내상씨였다. 조강지처클럽이라는 드라마를 제대로 보진 않았지만 유명한 막장 드라마였던것은 기억한다. 그 드라마안에서 막장중의 막장인 남편을 연기했던 그 안내상씨의 연기변신(?)을 조금 기대했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분명 캐릭터 자체에는 별 다른 점이 없었는데 그 드라마속에서는 개망나니였고 연극에서는 순정파였다는것.. 같은 사람이기에 말투나 행동이 같은것은 부정할 수 없으나, 보는 사람 입장에서 드라마와 연극의 캐릭터는 정말 거의 같은 사람에 가까울정도 였다. 고로, 연기변신..이란것은 전혀 없었다. 쿨럭.

순정파 남편..이라고는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그것이 진정 순정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딸을 위해서든, 어떤 이유에서든 새 사람과 결혼을 했으면 그 가정에 충실해야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내가 결혼한 사람이 죽을때까지 그렇게 죽은 아내를 그리워했다면 얼마나 허무할까. 죽은 아내를 싹 잊으라느것은 아니지만 연극 속 남편은 마치, 몸만 현재의 부인과 살고 있을뿐 마음은 죽은 아내에게 가있는 그런 느낌이었다. 진정 순정파라면 혼자서도 딸을 키울 수 있는거 아닐까. 그렇게 단순 포장된 순정이라면 그런 순정따위 나에게도 있다.

그렇다고 연극을 욕하는 것은 아니고. 연극은 연극일 뿐이니까. 어쨌든 오랜만에 본 연극이었고, 기분 좋게 잘 봤고, 즐거웠다. 근데 무대에 깔려있는 잔디.. 촉감 좋던데 비싼건가..??? ㅋ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Pifan)  (0) 2012.07.24
[뮤지컬] 제너두  (0) 2009.09.12
[일드] 백야행  (0) 2009.03.05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0) 2009.01.28
[도서] 눈먼 자들의 도시  (0) 2008.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