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의 특성은 그 주체를 향한 지독한 자기 파괴의 열정에 있다. 그것은 쾌락을 매개로 그 주체의 완전한 죽음을 목표로 한다. 그것은 쾌락을 매개로 그 주체의 완전한 죽음을 목표로 한다. 그의 육체를 모두 갉아먹고 영혼을 완전히 연소시킬 때까지 중독은 멈추지 않는다. - p142 |
인생은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법이다. 지루한 일상과 수많은 시행착오, 어리석은 욕망과 부주의한 선택..... 인생은 단지 구십 분의 플롯을 멋지게 꾸미는 일이 아니라 곳곳에 널려 있는 함정을 피해 평생 동안 도망다녀야 하는 일이리라. 애초부터 불가능했던 해피엔딩을 꿈꾸면서 말이다. - p45
나는 평범한 사람들이 그런 행복을 얻기 위해서 무슨 짓을 하는지 궁금했다. 그것은 그저 위선에 가득 찬 역할극에 지나지 않는걸까? 그래서 실은 그것이 드라마에서나 가능할 뿐, 현실에선 영원히 실현될 수 없는 허망한 판타지일까? - p141
헤밍웨이의 전집을 처음 읽기 시작한 이후, 나에겐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그것은 대부분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생각해보면 인생이 늘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부지불식간에 무언가에 발목이 잡혀 이리저리 한 세월 이끌려다니기도 하는 게 세상살이일 터인데 때론 그렇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게 내버려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 p273 |
<+개인적인 감상>
나는 지금 파산한 것도 아니고 딱히 실패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주인공과 같이 무기력증에 빠져있다. 무엇을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기회가 없는 것보다, 실패하는 것보다 더 나쁘고 지독한 무기력증. 혹자는 개인의 무능함을 탓하지만, 설사 그렇다할지라도 그런 현상이 전 세대에 널리 퍼진 것은 시대가 낳은 양상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니트(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NEET), 히키꼬모리(引きこもり)라는 말이 일본에서 넘어온 것을 봐도 알 수 있듯이 이런 현상은 일본에서 먼저 만연화되었다. 하지만 한신대지진을 겪은 이후로 그들의 젊은이들은 강해졌고, 미래지향적인 마인드를 가지게 되었다. 그에 반해 한국의 젊은이들은 한발짝 늦은 느낌. 여러 가지 현재 정황에 미래를 잃은 우리의 젊은이들은 비관적이고 무기력하다. 주인공처럼 한바탕 얻어터지고 깨달음을 얻기엔 이미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쥐어터지고 있어 그 아픔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이 시대의 주인공은 이제 드디어 클라이막스에 올랐는지 모르겠다. 올해가 지나고 나면 우리의 미래가 해피엔드일지 새드엔드일지 결말이 나는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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