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to uss image from google, edited by nanong
공공기관에서 만드는 문서에는 어려운 한자나 외국어가 너무 많다는 비판을 자주 듣는다. 일본의 고전을 꿰뚫고 있는 작가 하시모토 오사무(橋本治)에 의하면 나라, 헤이안시대 이후의 전통이라고 한다.
-원래 일본어를 써서 표현하는 고유의 문자가 없었던 이 나라에 중국의 한자가 전해진것은 3~4세기였다고 한다. 이후 일본의 공식문서는 한문으로 작성하며 남자가 쓰는 것이라고 정해져 있었다. 헤이안 시대에 한자의 모양을 흐트러뜨려 만든 히라가나는 여자 전용의 문자였다.
-일본문학의 2대 거장인 무라사키 시키부(紫式部, 헤이안 중기 여류시인, 옮긴이), 세이쇼 나곤(清少納言, 헤이안 중기 여류시인, 옮긴이)은 한문서적에도 물론 정통했지만 오히려 상스럽다 하였다. 10세기 전반에 활동한 시인인 키노 츠라유키(紀貫之, 헤이안 전기 남성시인, 옮긴이)가 <남자가 쓴다고 하는 일기라는 것을, 여자도 해보려 한다>라며 히라가나로 <토사일기>를 쓰면서 여자를 가장한 것도 같은 이유다.
-무엇보다 남자라도 여자에게 러브레터인 와가(和歌)를 보낼 때는 히라가나를 쓰지 않을 수 없었다. 하시모토의 말을 빌리자면, <남자가 한시에 멜로디를 붙여 듣기 좋게 부른다한들 여자의 귀에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런 내용을 알고나면 헤이안시대의 유력 귀족인 후지와라노 요시미(藤原良相)의 저택부지에서 가장 오래된 히라가나가 써진 도기 조각이 다수 발견되었다는 뉴스에 한층 더 흥미가 생긴다. 그중 한 장에는 <ひとにくしとお(も)はれ(사람이 밉살스럽다)>라고 하는 문자가 써 있었다.
-귀족 남녀가 연회 중에 사랑게임을 펼쳤다고 한다면, 글자의 뜻대로 <밉살스럽다>가 아닌 <얄미울 정도로 사랑스럽다>라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헤이세이(일본 천황의 황위에 따라 바뀌는 일본의 연도 표시, 현재는 헤이세이 24년, 옮긴이)의 젊은이들이 휴대폰 메일의 그림문자를 고르는데 골머리를 썪듯 당시의 귀족들도 한바탕 소통능력을 겨루었던 것은 아닐런지.
원문:http://sankei.jp.msn.com/life/news/121130/trd12113003150000-n1.htm
'Languages > Translated'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명의 무게 (0) | 2012.12.06 |
---|---|
망설여질때는 <좋아하는 것>을 고르자 (0) | 2012.12.05 |
영어 지속법(英語を「続ける」技術) (0) | 2012.12.01 |
범죄의 공소시효 (0) | 2012.11.30 |
아이를 떼어놓지 못하고 과보호하는 <헬리콥터 부모> 문제 심각 (0) | 2012.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