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의 말실수가 자주 이슈화 되고 있는데요, 왜 그런 말을 했을까 하다가 이런 내용이 기억이 나서 한번 찾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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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저지르는 실수에는 의미가 있다
정신분석의 창시자 프로이트는 인간의 행동 배후에는 무의식적인 의도가 작용하고 있을 때가 있다고 주장하는 <무의식의 심리학>을 확립하였다. 하지만 당시의 관념적 세상은 매우 권위주의적이어서 프로이트의 혁신적인 주장을 인정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래서 프로이트는 책이나 강연을 통해 일반시민에게 무의식의 심리학을 넓혀가자고 하는 전략을 취했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누구나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가까운 사례를 이용하여 무의식의 심리과정을 풀어냈다. 전형이 된 이 사례들이 착오행위의 배후에 존재하는 무의식의 심리과정을 해명해 주고 있다. 착오행위란 사소한 말실수, 실수로 잘못 적는 것, 깜빡 잊는 것 등 무심코 저지른 실수를 가리킨다. 누구나가 자주 경험하는 일이지만 별 의미 없이 한 잠깐의 실수로 취급하여 신경 쓰지 않고 잊어버린다.
프로이트는 이러한 착오행위를 세 가지 타입으로 분류하고 있다. 첫 번째 타입, 말실수, 잘못 알아듣는 실수, 잘못 읽는 실수, 잘못 적는 실수 등이다. 편지의 이름이나 주소를 무심코 잘못 적는다던가, 사람의 이름을 잘못 말했다던가, 이 타입의 실수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경험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타입은, 일시적인 망각, 소위 건망증이다. 틀림없이 알고 있는 사람인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던지 나중에 생각해보면 간단히 떠오르는 일인데 그때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생각이 나지 않는 것들이다. 세 번째 타입은, <어떤 순간에만>이라는 조건이 없는 건망증이다. 어딘가 소중하게 잘 넣어뒀지만 어디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던가, 집안에 있는 것이 분명한데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는 경우 등이다. 이런 무심코 저지르는 실수는 중대 실수가 아닌 경우가 많아 그 의미를 마음에 담아둘 필요 없이 금방 잊어버리는 것이 보통이다. 이에 대해 프로이트는 이런 무심코 저지르는 실수에도 무언가 무의식적인 의도가 작용하고 있는 일이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통 이러한 무심코 저지르는 실수는 피로나 흥분, 긴장이라는 생리학적 요인을 탓하는 경우가 많지만 프로이트는 여기에 심리학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예를 들면 무심코 말하려고 했던 말과 다른 말이 그만 입에서 나와 버린 경우 ‘아무래도 사람 앞에서 말하는 걸 잘하지 못해서 긴장한 나머지 말실수를 해버렸다.’라든지 ‘너무 피곤해서인지 마음에도 없는 말이 술술 나와 버렸다.’와 같이 생리적 요인을 탓하는 경우가 많다. 분명 긴장이나 흥분, 피로라는 생리적 요인 때문에 무심코 저지르는 실수도 있을 것이다. 프로이트가 그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프로이트는 무엇을 문제 삼는가. 생리적 요인이 배경에 두고 말실수를 했다 하더라도, 무수히 많은 말들 가운에 왜 하필 그 부분에서 실수를 했는가 하는 점이다. 또 대신 나온 말이 왜 하필 그 말이었는가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문에는 생리학적 설명만으로는 대답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프로이트는 여기에 본인도 눈치 채지 못한 숨겨진 의도가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는 당시로써는 매우 획기적이었다.
생리학적인 요인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심리적인 의미
말실수의 예로써, 프로이트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예로 들고 여기에 작용한 심리적인 의미를 해설하고 있다. 의장이 ‘개회를 선언합니다.’라고 말할 생각으로 무심코 ‘폐회를 선언합니다.’라고 말해버렸다. 이 경우도 프로이트는 무심코 말실수한 것을 단순한 우연의 일치로 치부하지 않았다. 말실수 한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면, 의미가 있다고 추정할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는 의회의 형세가 의장에게 탐탁지 않았고, 의무이기 때문에 개회선언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빨리 끝내고 싶다, 가능하면 개회하고 싶지 않다고 하는 생각이 들어, 일단 개회선언은 했지만 말실수를 해버린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의장의 심중에는 회의를 열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마음과 열고 싶지 않다는 마음, 두 가지가 동시에 존재하고 있었다. 이렇게 서로 모순되는 두 가지 마음이 충돌한 결과 말실수가 발생한 것이다.
또 독일의 어느 교수가 취임강의에서 ‘존경하는 전임자의 많은 업적에 대해 나는 논할 자격이 없습니다.’라고 말할 생각이었으나 무심코 ‘존경하는 전임자의 많은 업적에 대해 나는 논할 기분이 아니다.’라고 말해버렸다. ‘자격이 없다(nicht geeignet).’를 ‘기분이 아니다(nicht geneigt).’라고 말실수 한 것이지만, 독일어로는 철자가 매우 유사한 단어라는 점이 이 말실수에 작용한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하지만 왜 하필 이 부분에서 실수한 것일까, 비슷한 단어는 그 외에도 있는데 왜 하필 대신 입에서 흘러나온 말이 이 단어였을까. 이런 식으로 생각해보면 이 교수가 전임자의 업적을 별로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고밖에 추측할 수 없다.
또 한 남성은 상사를 축하하는 파티에서 축사와 함께 건배를 선창할 때 ‘건강을 빌며 건배합시다.’라고 말할 생각으로 그만 ‘건강을 빌며 트림합시다.’라고 말해버렸다. 한국어로 바꾸면 ‘설마’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독일어 철자를 보면 ‘건배하다(anstossen)’와 ‘트림하다(aufstossen)’는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까지 읽은 독자라면 이미 이 말실수의 배후에 숨은 심층심리도 짐작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즉, 이 축사를 한 사람이 그 상사를 존경할만한 인물은커녕, 내심 경멸해 마땅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경의를 표하는 것에 심리적 저항이 있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 에노모토 히로아키의 <기억은 거짓을 말한다> 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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