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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영화] 호빗 - 뜻밖의 여정(The Hobit, An Unexpected Journey)

이하 사진 출처 : 다음 영화

 

밤을 지새우고 아침에 자자니 뭔가 내키지 않아 조조로 예매했다. 8시 50분 시작인데 53분에 도착했다. 모바일 티켓이었던지라 직원이 '검표원 확인하는 곳' 버튼을 눌러야했는데 에러가 떳다. 다른 직원에게 무전으로 예매번호를 확인해주는데 그 사이 다른 영화 관객들이 몰려왔다. 발을 묶어 두기 미안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자리를 양보했지만 시간이 자꾸 흘러가니 속으로는 애가 탔다.

 

57분, 아슬아슬하게 영화 시작에 맞춰 착석! 오랜만에 광고없이 온전히 영화만 봤다. 앗싸!

 

누군가는 영화가 길어서 조금은 지루했다는데, 나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169분이 눈 깜짝할 새다. 밤을 새고 보러 간 영화기 때문에 중간에 졸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레미제라블을 볼 때 그랬다. 영화 자체는 좋았지만 잠을 못 잔 상태로 가서 살짝 졸았다. 다행히 호빗은 단 한 순간도 졸지않고 두 눈 뜨고 다 봤다. (물론 깨어있는 시간의 차가 좀 크긴 하다. 레미제라블은 약 30시간, 호빗은 17시간 정도 @_@;)

 

워낙 유명하고 소개가 많이 된 작품이니 스토리 소개는 스킵하고 개인적인 감상평만 적겠다.

 

 

주인공인 젊은 빌보 배긴스 역을 맡은 배우가 영국 드라마 셜록 홈즈의 왓슨이라는 사실은 티비 프로그램을 통해 알고 있었다. 아마도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보지 않았다면 영화를 보는 내내 '저 배우 낯이 익은데 누구더라.. 어디서 봤더라..'하는 궁금증에 온 몸이 가려웠을지도 모른다. (이미 자주 겪은 일;) 왓슨 역을 연기할 때는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더니 빌보 배긴스를 연기하는 그는 그야말로 매력 덩어리. 영화 초반의 느긋한 호빗 빌보는 얼굴의 주름이 무색할 정도로 귀여웠다. 간달프와의 재회 장면을 눈여겨 볼 것!

 

 

카리스마 넘치는 난쟁이들의 우두머리 소린(Thorin). 굵고 짧은 등신비의 난쟁이지만 눈빛에서 뿜어져나오는 카리스마는 관객을 압도 했다. 영화 후반에서 오크 대장에 맞서며 발을 내딛을 때는 그가 난쟁이라는 것 조차 잊어버릴 정도였다. 간달프가 혀를 내두를 정도로 고지식하고 고집이 세지만 그만큼 성품이 올곧고 사람들을 휘어잡는 리더십의 소유자. 원정을 떠나기 전 Misty Mountains를 선창하는 저음의 목소리도 매력적이므로 주목!

 

 

열 셋이나 되는 난쟁이들을 다 기억할 수는 없어도 그중 킬리, 필리는 확실하게 기억한다. 첫 등장부터 다른 난쟁이들에 비해 생김이 멀쩡하다 싶었다. 저놈들을 비주얼 담당인가 싶어 눈여겨 보고 있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난쟁이들의 우두머리 소린이 위급할 땐 항상 킬리를 불러댄다. 첫 등장부터 킬리, 필리 주목할 것!

 

자주 보면 정든다고... 반지의 제왕 때는 징그럽기만 하던 골룸도 호빗에서는 왠지 귀여웠다.

 

 

개인적으로 인상에 남는 엑스트라는 갈색의 마법사가 애지중지했더 고슴도치 세바스찬이다. 아.. 너무 귀여웠다... 당장 사서 키워보고 싶을 만큼. 목소리를 빌보역의 마틴이 했다는 소문이 있으나 진상은.. 알 수 없음!

 

기억에 남는 부분은 둘. 비주얼적으로는 앞서 언급한 소린의 카리스마 오오라 대방출 장면이고, 의미적으로는 갈라드리엘과 간달프의 대화 장면이다. 갈라드리엘이 왜 호빗을 선택했느냐 물었을 때, 간달프는 이렇게 대답한다.

 

 

"사루만은 강력한 힘만이 악을 물리칠 수 있다고 하지만 내 생각은 달라요. 난 평범한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이 악을 잠재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선행이나 사랑같은..."

 

나도 모르게 이런 대사를 들을 때마다 자꾸 현실을 투영하고 만다. 소린을 앞세우고 빌보를 영입하여 우리도 우리만의 원정대를 꾸려 나아가야한다는 생각. 우리의 뜻밖의 여정은 언제 시작될까...

 

+잠깐 살짝 꼬투리 타임

늙은 빌보와 젊은 빌보의 발음과 엑센트가 확연히 다르다. 미국 배우가 영국인을 연기할 때에는 세밀하게 신경쓰면서 이런 부분은 왜 간과하는지 좀 의문. 젊은 빌보인 마틴 프리먼은 확실한 영국식 엑센트를 쓴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늙은 빌보는 미국인으로 착각했을 정도로 달랐다. 여행을 오래해서 바뀐건가? ㅋ

 

 

간달프가 숲의 요정 갈라드리엘에게 '나는 이렇게 늙었지만 당신은 여전히 변함이 없군요.'라는 식으로 건네는 대화에서 나도 모르게 '많이 변하셨는데 아부도 참..'이란 생각을 하고 말았다. ㅋ 하지만 여전히 간달프는 멋지고 갈라드리엘은 아릅다웠다.

 

13인의 난쟁이 원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