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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영화] 베를린

개봉하자마자 보려고 했지만 예매한 날 밤에 눈이 많이 와서 결국 취소한 이후로 계속 미뤄져왔던 영화. 끝물에 겨우 관람 완료!

 

포스터 및 이하 사진 출처: 다음영화

 

스토리가 너무 복잡해서 어렵다던가, 생각보다 별로다라는 이야기를 계속 들어왔기 때문에 기대는 살짝 버리고 봤다. 그래서였을까? 사건의 세부보다 큰 그림을 보니 별로 흐름이 어렵지는 않았다. 중간까지 이해가 안가더라도 후반을 보면 알아서 다 정리를 해주고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없다. 사소한 것에 집착하지 말 것. 디테일은 영화를 여러번 보거나 나중에 DVD 구입해서 보는게 마땅하다. 이 영화의 볼거리는 역시 액션이다. 류승완 감독의 영화에서 딱히 감흥을 느낀적이 없어 기대하지 않았는데.. 스케일이 헐리웃 영화에 절대 뒤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헐리웃 액션 같았다. 떠올려보자.. 테이큰2의 노쇠한 주인공의 긴장감 없는 액션보다 백만배는 나았다. 이 정도면 바로 헐리웃에서 개봉해도 퀄리티면에서는 절대 지지 않을 듯 하다. 내용이 본 시리즈와 비슷하다는 점이 약점이지만.

 

생각보다는 존재감이 미미했던 정진수역의 한석규

 

한국의 '본'이 될 이 남자, 달리고 싸우고 총쏘는 표종성역의 하정우


비중에 비해 존재감 확실한 련정희역의 전지현

 

비열한 역할이 잘 어울렸던 류승범

 

그러나 이렇게 꼭 닮은 영화가 있음에도 베를린이란 영화는 나름 이 영화만의 재미가 있었다. 같은 한국인 배우가 연기해서 그럴까? 감독이 한국인이라 그럴까? 헐리웃 액션 영화보다는 좀 더 디테일한 감정연기가 살아있는 점이 마음에 든다.

 

아, 그리고 오프닝을 보고서야 알았는데, 한석규가 아니라 하정우의 이름이 먼저 나왔다.. '하정우'라는 네임벨류가 이 정도였나..'싶었다. 나에게는 아직도 한석규가 훨씬 더 상위 레벨이었는데 현실은 그렇지도 않았던 것이다. 내게는 하정우가 그냥 연기 잘하는 배우에 지나지 않았다. 자연스럽다 못해 능청스런 연기를 했던 영화만을 봤기 때문인데, 베를린을 보면서 '아.. 이 사람 연기를 보통 잘하는게 아니구나..' 하는 깨달음이 들던 순간이 있었다. ('범죄와의 전쟁'이나 '황해'를 못봤다...) 존재감이 한석규보다도 더 크게 느껴졌는데, 한석규의 역할 자체가 그렇게 각광을 나타낼만한 역할이 아니기 때문이라 누가 낫고 못하고의 의미는 없을 것 같다. 어쨌든, 하정우라는 배우의 존재감이 생각보다 거대하게 느껴지던 영화였다. 모던보이가 김혜수를 위한 영화였다면, 베를린은 그야말로 하정우에 의한, 하정우를 위한, 하정우의 영화라는 느낌. 전지현은 확실히 결혼 후 활약이 더 돋보이는 것 같다. 그동안의 실패를 딛고 쌓은 내공이 지금에야 발휘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크지 않은 비중이었음에도 존재감은 확실했다. 호감도 급증 ♡

 

이 영화를 시작으로 이제 한국에서도 초특급 액션스릴러 영화를 계속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_+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