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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공연] 뮤지컬 토크 콘서트

 

 + 2008년 8월 11일 8:00 P.M with Bro @ 고스트 씨어터

 

 

 

 + 개인적인 감상평

 

날이 더웠다. 가만히 있어도 짜증이 나는 그런 날이었다. 어줍잖은 지도를 보고 스타벅스까지 찾아갔지만 고스트 씨어터처럼 보일만한 건물이 전혀 눈에 보이지 않았다. 그 골목을 세네번을 돌고 나서야 어느 건물에 사람들이 늘어서 있는것을 발견했다. 혹시나 하고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극장이 있음직한 건물이 아니었다. 약간 떨어져 지켜봤다. 한참 후에야 건물 끝쪽에 간판의 구실도 제대로 못하는 눈에 띄지 않는 무늬만 간판을 찾아냈다. 늘어선 사람에게 용기내어 다가가 물으니 고스트 씨어터 공연을 기다리는 것이 맞다고 했다. 눈에 띄지 않는다면 지도라도 성의있게 그려놓아야 하는것이 인지 상정이다. 저런식의(상기 지도 참조) 뭉뜽그레 지도는 성의없다 질타받아 마땅하다. 다른 상점의 출입구를 거의 봉쇄하다시피 하여 행렬이 길게 늘어서자 스텝에게 뭐라 하였는지, 번호표를 나눠주기 시작했다. 번호표를 받고 편의점에 들어가 열을 식히긴 했지만 짜증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심지어 극장안으로 들어가서도 대기 공간조차 마땅치 않은 곳에서 사람들에게 치이며 줄을 서게 하는 것은 나의 인내심을 테스트 하는것 같았다. 입구쪽에선 자기 차례의 번호를 못들었다며 당장 들여보내 달라고 진행요원과 싸울듯한 기세인 관객도 있었다. 마치 관객을 모으는 이벤트는 처음해본다는 듯한 스텝들의 진행은 관객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안겨줬음에 틀림없다. 나 역시 왠만한 배우가 나오지 않고서야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맹세할 정도였으니까.

음향시설도 좋지만은 않았다. 첫곡은 이블데드의 곡이었는데 귀가 찢어질 정도의 난잡한 음향이었다. 보아하니 다른 날에는 다른 공연도 하는 듯 해 보였는데도 그 모양인걸 보니 별 볼일 없는 극장이구나 싶었다. 스텝뿐만 아니라 극장 자체에 대한 인상이 나빠지는 순간이었다.

암전이 되자 공포특집인 만큼 귀신 분장을 한 사람들이 몇몇 지나갔다. 우리는 통로 쪽이어서 귀신을 바로 옆에서 봤는데, 알면서도 그 분위기에 휩싸여 은근히 재밌었다. 중간에 무속인도 나왔지만 그분은 뭔가 좀 사이비같은 냄새가 풍겨서 별로였지만 조정석씨의 공포이야기는 나름 오싹했었다.

아,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상이므로 배우님들의 팬분들은 기분나빠하지 않았으면 한다.

최혁주씨는 그날 화장이 유독 그런것인지는 모르지만, 제스쳐나 말투, 옷차림까지 전부 조혜련을 연상시켰다. 노래는 잘 하셨지만 아마 개인적으로는 가까이 하고 싶지는 않는 타입일듯... 그래도 '캬바레'를 부를때는 멋있었다.

임강희씨는 첫눈에 예지원을 연상시키는 외모였다. 양준모씨와 함께 곡을 부를때는 정말 너무 고우셔서 지난 '화성에서 꿈꾸다' 공연을 놓친게 한이 될 정도였다. 그 곡은 참 잘 어울렸는데 '나 가거든'은 목소리에 안맞는 듯 했다. 누구나 잘 맞는 곡과 그렇지 않은 곡이 있겠지만 '나 가거든'은 임강희씨에겐 마이너스 적인 곡이 아닌가 싶다.

양준모씨는 짧고 굵은 몸이 마치 최재웅씨를 보는 듯 했다. (물론 최재웅씨가 훨 낫긴 하지만. ㅋ) 일명 마흔으로 보이는 얼굴의 소유자... 성숙한 외모만큼이나 성숙한 목소리였다. '화성에서 꿈꾸다'는 출연한적이 없다고 하셨는데 그 곡이 너무 잘 어울려서 양준모씨의 그 공연이 보고 싶을 정도였다. 성악가 출신의 뮤지컬 배우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양준모씨의 창법은 꽤 마음에 든다.

조정석씨는 잘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는 처음으로 보는 자리였다. 내마음의 풍금의 주제가도 제대로 듣기는 처음이었는데 뮤지컬 곡이라기보다는 가요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그냥 토크쇼에 나와서 부르는 곡만으로는 딱히 뭐라 평가하기 힘들었다. 아마도 내마음의 풍금을 봐야지만 배우 조정석에 대한 느낌이 정리 될 것 같다. 아직까지는 딱히 노래를 잘하거나 연기를 잘한다고는 느끼지 못했다.

중간에 내멋대로 5분 극장, 그런 코너가 있다. 가사를 주면 배우들이 맘대로 음을 붙여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기존의 곡을 표절을 하고는 놀림을 당하기도 했다. 개사를 하면서 배우님들의 재치가 돋보이기 시작했는데, 임강희씨가 조정석씨에게 했던 '너의 가장 큰 매력은 그 짧은 다리. 이제 그만 신발에서 내려와'라는 가사는 정말 압권이었다. 최혁주씨가 양준모씨에게 했던 '넌 나의 영원한 마흔'도 너무 웃겼다.

정상훈씨의 정신없는 진행 덕에 재미는 있었지만 너무도 어수선 했다. 역시 최재웅씨 정도의 강력한 게스트가 나오지 않는 이상 굳이 보러 올 일은 없을 듯도 하다. 김무열씨는 좀 생각을 해보겠지만.. 음, 근데 누가 날 또 불러주기나 한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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