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7월 30일 8:00 P.M @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
+ 캐스팅 |
+ 개인적인 감상평 |
스위니 토드나 나인을 봤을때, '대극장 공연들도 별거 없구나.. 값만 비싸네' 했던 생각들을 단번에 날려버린 작품이 되었다. 물론, 라만차를 봤을때도 만족 했었지만 그 이후로 대극장 뮤지컬들이 전부 씁쓸했던 전적을 남겨서 대극장 공연은 관람결정이 신중해진다. 이번 뮤지컬 시카고는 아는 분이 보여주셔서 공짜(!)로 보게 되었는데 돈을 내고 봤어도 불만이 없었을 정도의 훌륭한 공연이었다.
저녁을 먹고 조금 늦게 출발한 관계로 초반부를 조금 놓쳤다. 공연 중간에 들어오는 사람들 엄청 싫어했는데 당사자가 되어버린거다. 록시가 정부를 죽이고 경찰에게 잡혀가는 부분부터 관람이 가능했다. 본인이 예매를 하지 않은 관계로, 오늘 캐스팅이 누군지 몰랐는데 목소리를 듣고 알았다. 내가 예매를 했다면 배혜선씨와 옥주현씨중 누굴 선택했을까... 배혜선씨는 좋아하긴 하지만 왠지 록시역에는 잘 안어울린다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자타공인 실력파 배우니까 믿어봐도 좋았을듯...
개인적으로 옥주현을 딱히 좋아하거나 싫어하진 않지만, 왠지 연예인이란 이유로 잠깐 삐딱하게 보고 있던게 사실이다. 뮤지컬 대상에서 상을 탄것도 조금 탐탁치 않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공연을 보고 알았다. 그녀가 상을 받을 만한 자격이 충분했었다는 것을. 바다씨도 노틀담에서 열연을 했다고 하지만, 프랑스 오리지널 공연을 봤을때 에스메랄다의 역보다, 시카고의 록시역이 더 많은 체력과 퍼포먼스가 요구되는것 같다. 시카고는 흔히 연예인이 잠깐 뮤지컬을 할때처럼 단순히 노래만 부르는것이 아닌, 그야말로 하나의 완성된 '쇼' 무대다. 별다른 무대셋트가 없이 진행되지만, 그래서 더욱 배우들의 역할이 중요해지는것 같다. 옥주현씨가 노래 잘하는거야 알고 있었지만, 너무나도 훌륭히 록시를 소화해내셨고, 요염함과 푼수짓까지 두루 갖춘 요부 록시가 완성되었다. 특히 인상에 남는것이, 빌리가 시키는 대로 인터뷰하는 꼭두각시 록시의 모습과, 남자들과의 공연을 상상하며 좋아하는 요부 록시의 모습... 정말 남자에 환장한듯 보이는 모습이 평소에 보던 옥주현씨와 너무 달라서 신선했다. 마지막에 벨마와 둘이서 공연하는 장면에서는 아무래도 김지현씨에 비해 춤이 딸리는 모습이었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보기 좋았다.
빌리역에는 남경주씨였다. 성기윤씨 버젼이 보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그분과 나는 별로 인연이 없는듯하다. 남경주씨의 영어발음과 창법이 가끔 거슬릴때가 있어 최근에는 기피했었는데 오늘의 빌리는 참 멋있었다. 괜히 오래된 배우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 그는 그 나름대로 공연을 빛낼 줄 아는 배우였다. 역시 선입견과 편견은 버려야될 나쁜 습관이다.
벨마역에는 조금 생소한 김지현씨. 최정원씨를 좋아하는 관계로 그녀의 벨마를 기대했지만, 김지현씨를 알게 된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춤도, 노래도, 연기도.. 무엇 하나 빠지지 않고 베테랑 급인 그녀를 도대체 왜 몰랐던걸까 하고 조금 의아스러웠지만, 인터넷 검색에서 찾은 기사가 내 궁금함을 한번에 날려보내주었다. 일본에 있었다는 그 이유하나만으로도 갑자기 친근해지는 느낌이었다. ㅋ
(기사참고 - http://media.daum.net/culture/art/view.html?cateid=1021&newsid=20080425102504133&cp=hankooki)
다만 조금 아쉬웠던것은, 옥주현씨와 김지현씨 두 분 다 보이스가 굵직굵직 하셔서 비슷한 느낌이었다는것. (최정원씨와 옥주현씨, 배혜선씨와 김지현씨가 했다면 보이스 톤이 잘 맞지 않았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 그리고 메리 선샤인역의 배우분이 성대결절로 인해 다른 분이 대체되었는데 음역대가 맞지 않아 배우분은 립싱크로 하시고 노래는 음악감독인 박칼린 씨가 불렀다는것.. 처음엔 메리 선샤인역에 신경을 쓰지 않아서 주의깊게 보지 못했다. 그저 뭔가 입이 맞지 않는데, 이상한걸.. 하며 의아해 하기만 했었다. 노래를 부르며 지휘하는 박칼린씨를 눈여겨 보지 못한것이 조금 아쉽다. 시카고에서는 음악감독인 박칼린씨가 꽤 여러가지를 하는데, 악단이 무대 중앙에 나와 있는 관계로 그녀도 종종(?) 연기를 하며, 등장인물들을 소개시켜 주기도 한다.
주연서부터 조연, 그리고 앙상블마저 내게는 완벽했던 환상의 공연이었다. '죽어도 싸지(Cell Bolck Tango)'는 아직도 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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