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한국 카피문구도 맘에 들지 않았어요. '일주일만에 짜릿한 신혼으로..?'라니, 실제 영화와 말하고자 하는 것과는 좀 동떨어진 광고성 문구에 지나지 않는단 생각. 기억은 안나지만 설령 영화에 나왔던 문구라고 해도 제 기준에서는 그 문구 잠시 지우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포스터에도 메릴스트립 단독 컷이고 광고도 온통 메릴스트립만 강조하는데 이상하게 저는 영화를 보기 전까지 토미리존스가 더 존재감이 컸어요. 그런데 영화를 보고나니 확실히 메릴스트립밖에 기억에 안남네요. 토미리존스의 연기도 충분히 훌륭했지만 메릴스트립이 너무 압도적이었다고나 할까... 근데 두 베테랑 연기자를 두고 연기를 논한다는게 좀 웃긴다는 생각도 드네요. ㅎㅎ 그래도 '난 아무것도 몰라요'라는 표정의 순진무구 할머니 컨셉은 또 새로워서 저도 모르게 영화를 보는 내내 감탄에 감탄을 연발했습니다. +_+
영화의 제목이자 두 사람이 상담을 받으러 간 마을 '호프 스프링스'
아이들도 다 독립시키고 이제는 단 둘만 남은 결혼 30년차 부부 케이와 아놀드, 진작부터 각방을 써왔고 그런 생활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케이는 부부상담을 받자고 제안합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무시하면서도 못이기는 척 아내를 따라나서는 아놀드. 이 둘은 상담을 받는 내내 다툼이 끊이지 않는데요, 볼거리는 바로 이 둘의 다툼입니다. 겉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어보였던 이들 사이에는 나름 깊은 골이 존재하고 있었는데요, 그 오해를 풀고 서로의 사이를 좁혀가는 과정이 꽤 재밌었어요. 과거에도 이런 내용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많았던 것 같은데, 이 영화는 '노부부'를 주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베드씬에 치중되어있진 않아요. 그렇다고 해서 온전히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 적당한(?) 베드씬이 존재합니다 - 종종 당황스럽기도 했어요. 젊은 배우들의 베드씬은 많이 봤지만 노부부의 베드씬은 처음이라 뭐랄까.. 왠지 부모님의 침실을 엿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나이를 떠나 부부나 연인들이 보면 참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막상 또 부모님들은 남사스럽다 하실까봐 섣불리 추천은 못하겠네요. 그래도 극장에서 보니 중년부부들도 꽤 계시던데 이게 또 내 부모님..을 생각하면 또 머뭇머뭇.. ㅎㅎ
아.. 골은 깊어져만 가는데...
이제는 한 이불 속 잠자리가 어색하기만한 케이와 아놀드;;
그럼에도 위기를 극복하고 사랑이 만발~
아.. 언제나 부러운 해변을 걷는 노부부의 뒷모습!
영화자체는 내용도 좋고 배울점도 있는데 주인공 두 사람이 현실적이지 못하게 너무 순진무구하다는 점이 좀 아쉬웠어요. 일견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하고 전형적인 노부부지만, 할머니가 저 나이에 그렇게 순진무구할 수 있을까도 싶고.. 할아버지는 고지식해서 그렇다고는 해도 단 한번도 여자를 사본적도 없다고 하는 대사에 갑자기 눈물이 핑 돌면서 '아놔, 저 할아버지 완전 착하잖아!'하고 칭찬해주고 싶을 지경이었네요. 표현하지 못했을 뿐 서로를 끔찍히 아끼는 부부였기 때문에 당연한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베드씬만 이겨낸다면 적극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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