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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영화] 테이크 쉘터(Take shelter)

<극장 관람을 추천합니다만, 개봉관을 쉽게 찾기는 힘든 현실.. 이라 스포 포함합니다. 어짜피 내용을 듣는 것만으로는 이 영화를 제대로 관람했다고 말할 수 없어요. 직접 마이클 섀넌의 연기를 봐야 그 답답함이 느껴지실 듯.>

 

 

오랜만에 '출발 비디오 여행'을 챙겨봤더니 이런 영화를 알려주더군요. 그때 세 편 정도 짧게 소개해줬던 영화가 이 영화와 '디테일스', 그리고 '로마위드러브'였습니다.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대부분이 오락 영화에 그치고 말아서 뭐랄까.. 뭔가 항상 부족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 부족함을 채워주는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약간은 난해하고 심오한 영화들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적극 추천합니다.

 

 

이들은 주위의 부러움을 살만큼  완벽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어요. 비록 하나뿐인 딸 해나가 청력을 잃어 친구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들은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살고 있었죠.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주인공 커티스는 이상한 꿈을 꾸게 됩니다. 그 꿈은 점점 그를 옭아매고 결국 그의 삶을 무너뜨리고 마는데...

 

 

집 앞 마당에서 저 멀리 하늘을 바라보니 이상한 구름이 몰려오더니 천둥과 함께 진한 모터오일 같은 비가 쏟아집니다. 그러더니 다음날 꿈에도 똑같이 모터오일 비가 쏟아집니다. 이번에는 딸 해나와 함께였는데 집에서 기르던 개 레드가 난폭하게 짖더니 결국 목줄이 끊어져 그들을 공격합니다. 팔을 물어뜯기는 커다란 고통과 함께 커티스는 소스라치게 잠에서 깨어납니다. 꿈은 계속되어 다음날엔 의문의 사람들에게 공격을 당해 딸이 납치당하고 또 그다음날엔 의문의 사람들이 집을 공격해 옵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악몽이라면 그저 꿈이라고 치부하고 넘겨버릴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의 꿈은 현실과 너무 밀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커티스는 단순히 꿈이라고 무시할 수가 없었던 거에요. 의사를 찾아가고 상담도 받아보지만 그들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모터오일 비를 맞은 사람들이 공격적으로 변한다고 믿은 그는 그 꿈이 곧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는 두려움에 가족들을 지킬 수단으로 방공호 확장공사에 막대한 돈을 퍼붓게 됩니다. 집을 담보로 돈을 대출하고 회사의 기계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근무시간도 자주 빼먹게 되죠. 그리고 친한 친구였던 듀워트가 꿈에 나오면서 모든 일이 급속도로 뒤틀리기 시작합니다.

 

얼마나 두려웠을까요.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히고 답답해서 저도 모르게 절로 한숨이 새어나오더군요. 영화가 재미가 없어서가 아니라 영화 속 현실이 자꾸 꼬여가는게 안타깝고 화가나서 참 여러번 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커티스의 어머니가 등장하며 원인을 정신병의 가족력으로 몰아가는 부분은 좀 아쉬웠네요. 개인적으로는 불안과 스트레스에 취약할 수 있는 '누구나'에 초첨을 맞추길 바랬습니다.

 

 

커티스가 방공호에서 나올 수 있었던건 어디까지나 아내인 사만다의 역할이 컸습니다. 중반까지는 아무런 도움이 안되는 그녀를 보며 답답함이 치밀었지만 결국 그녀는 남편을 믿고 이끌어주더군요. 배우자의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는 계기였네요. 하지만 마지막 장면은 의문투성이... 그건 과연 꿈이었을까요, 아니면 현실이었을까요? 궁금하긴 하지만 생각할 여지를 남겨주는 이런 엔딩 맘에 듭니다. ㅎㅎ 누군가에겐 지루한 영화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종일관 주인공은 신경쇄약에 걸려 미친짓만 되풀이하고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려 불안감에 쫓겨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를 이해할 수 있을거에요. 그러니 그런 기분을 이해해보고 싶다면.. 이 영화가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마지막으로.. 보면 볼수록 마이클 섀넌은 정웅인씨를 닮았군요. 이 장면은 특히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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