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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영화] 사이드 이펙트 (Side Effects)

 

줄거리만 읽고 영화를 봤는데 오히려 그래서인지 초반 2~3분여 간 살짝 혼란스러웠다. 에밀리의 남편은 왜 감옥에 있는거지? 결과를 보여준 후에 되돌아가는 것이라면 최종적으로 남편이 뭔가 관련이 있는건가? 싶었더니 남편이 출소가 되서야 영화는 3개월전으로 돌아간다. 에밀리가 살인을 저지른다는 단편적인 정보와 영화 초반의 설명없는 짧은 컷의 흐름이 만들어낸 오해. 아무런 정보 없이 보는게 나았을 뻔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무난하다. 반전이라는 것이 있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크게 놀랍지 않았고, 다른 리뷰들을 봐도 많은 사람들이 짐작을 했던대로 흘러갔다고 하는걸로 보아 보편적으로 무난한 반전이었다고 해석해도 좋을 것 같다. 스릴러라는 장르를 생각하면 지루할 수 있지만 그나마 배우들 덕분에 중간은 가는 영화이다.

 

 

 

배우들에 대해 말할 것 같으면, 포스터에 주연으로 네 명의 사진이 같은 크기로 걸려있지만 사실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건 '루니 마라'와 '주드로'뿐이다. 이야기의 흐름이 그 둘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고 캐서린 제타존스는 조연, 채닝 테이텀은 주변인물 정도의 비중이다. 주드로의 부인 역할보다도 비중이 적지 않을까 싶을 정도인데 주연으로 올라와있는데 신기할 정도. 캐서린 제타존스의 역할은 뭐랄까, 좀 더 성적인 매력이 돋보이게끔 캐릭터를 만들었어도 좋을 듯 했는데 굳이 캐서린 제타존스라는 배우를 쓰면서 그런 부분을 너무 없애버린 것 같아서 아쉬웠다. 기숙사의 사감 선생님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교활한 늙은 고양이 같다는 느낌 때문에 그녀에게 도대체 어떤 매력이 느껴지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루니 마라'는 외모에서 풍기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극중 캐릭터와 잘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 역시 가장 돋보였다. '불안해 보이는 작은 새'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그 말 그대로. L워드의 '제니'같은 느낌도 들지만 그보다는 훨씬 절제되어 있는 느낌.

 

 

'주드로'는 언제나 믿고 보는 배우라 딱히 첨가할 말은 없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을 추가하자면 새삼스레 그의 영국식 말투가 너무 듣기 좋았다. 어렸을 땐 영어는 그냥 영어일 뿐, 어느 나라의 어떤 액센트 따위 따져보지 않았는데 '영어'라는 언어를 알고나니 미국식보다 영국식이 마음을 잡아끄는 묘한 매력이 있다. 하지만 알아들으려고 애를 쓰다가 온 몸의 신경들이 전부 마모되어 쓰러질 것 같은 스코틀랜드식 영어는 질색!

 

상영관은 이제 거의 남아있지 않지만 나중에 DVD등으로 볼 사람들을 위해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큰 기대 없이 배우들의 연기력을 중심으로 보면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을 영화'이다. 소더버그 감독이 아무리 유명하더라도 이 영화는 그다지 연출력에 기대를 하고 볼 만한 영화는 아니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고 볼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