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잘해주면 착한 사람, 그렇지 않으면 나쁜 사람"이란 말이 새삼 가슴에 와 닿았던 날이다.
지금까지 출석 수업을 나오면서 하루를 결석했어도 사정을 말하고 강사님께 양해를 구하면 시험 응시 자격을 부여해주는 경우를 내 눈으로 많이 봐왔다. 거의 대부분의 수업이 그랬고, 난 그런것에는 별 불만이 없었다. 솔직히 갓 스무 살도 아니고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평일에 이틀 혹은 삼일씩 일을 쉬고 출석 수업에 나오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수업을 전부 빠지는 것도 아니고 공부하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것도 배려라고 생각한다.
한 과목 빼고 나머지 여섯 과목이 전부 출석 수업이었고 전부 충실하게 참석했지만 개인적으로 사정이 생겨서 한 과목의 마지막날 수업을 들을 수 없게 됐다. 혹시나 싶어 강사님께 사정을 말해봤더니 정색하시며 '형평성에 어긋나기 때문에 안됩니다."라고 하셨다. 사실 틀린 말이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참 아이러니한거다. 대부분의 누군가들은 다른 수업에서 결석을 해도 시험 응시 자격을 부여해주고 나는 안된다니. 그 강사님 수업이라는 범위 내에서는 형평성이 지켜졌을지 모르지만, 학교 수업 전체를 봤을 때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더불어 방통대가 젊은 사람들에게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방통대 들어와서 제일 많이 들은 말이 "젊은 사람들, 혼자만 살겠다고 외면하지 말고 어르신들과 잘 어울리며 도움을 많이 드리세요."라는 식의 말이었는데, 되짚어보면 학교에서 어르신들만 배려하느라 오히려 젊은 사람들을 소홀히 한다는 느낌이다. 예를 들면, 먼저 출석 수업의 시간이 그렇다.
출석수업은 보통 평일 9시부터 7시 사이에 행해진다. 같은 돈을 내지만 한참 일할 나이인 젊은 사람들은 사회생활 때문에 출석수업은 꿈도 꾸지 못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그나마 3학년 수업은 평일 저녁 7시에 시작하기 때문에 다른 학년 수업에 비해 젊은 사람의 비율이 높은 것 같다.
과제물 제출에서도 문제는 있었다. 직접 방문해서 제출하는 것도 몇 가지 있었지만 대부분은 온라인 제출이었는데, 이 과제물이란게 학번의 맨 뒷자리 번호에 따라 문제유형이 달라지는 것이었다. 워낙 덜렁대는 성격이라 혹시 잘못 고르진 않았나 여러번 확인하고 제출을 끝냈는데 나중에 학교공지가 떳다. 유형과 다른 과제물을 내신 분이 워낙 많아서 유형 구분을 없애겠다는 것이었다. 유형을 지켜서 힘들게 과제를 끝낸 나로서는 허탈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어르신들이 많이 헷갈리셨나보다 하고 그냥 넘겼었다.
안그래도 사회에서도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멍투성이인 20대, 30대인데 돈 내고 들어온 학교에서도 푸대접이다. (전액 장학금인 나는 발언권이 없으려나..?) 학교측에서야 물론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어르신들의 비위 맞추려는 거겠지만 마음 한쪽 구석이 씁쓸한건 어쩔 수가 없다.
이러쿵 저러쿵 써댔지만 결국, 나만 사정 안봐줘서 화가 난다! 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랴, 나도 한낱 인간인 것을.
+ 열심히 공부하시는 어르신들께 불만인 것이 아니라 '형평성'의 기준이 불공평한 학교측에 대한 불만인 글이므로.. 오해는 없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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