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오랜만에 전시회를 보고 왔어요. 가난한 신세인지라 예술의 전당 근처에 못 가본지 한참이 되었는데 오라버님의 크나큰 은총(?) 덕에 무료로 관람! (..이라곤 하지만 밥을 사든 음료를 사든 해야하므로 어짜피 그게 그거...) 암튼 요즘엔 컬처프로젝트가 이렇게 좋을 줄 알았으면 회사다닐때 진작 현대카드 하나 만들어놓을껄 하는 후회도 하곤 하네요.
아래 사진의 주인공이 바로 마리스칼씨 입니다. 어렸을 때 난독증이 있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위와 같은 독특한 알파벳 디자인을 할 수 있었다고 해요. 손에 들고 있는것만 아니면 그다지 특이하게 보이는 외모는 아니십니다. 그림들만 봐서는 눈에 확 띠는 앤디 워홀 같은 사람일 줄 알았거든요.
그의 스케치는 어린애들 장난 같아 보이는 게 특징입니다. '이게 뭐야, 내가 그려도 이 정도는 그리겠다'라고 생각할지 몰라요. 하지만 그의 스케치는 한국에서는 나오기 힘든 선(line)을 가지고 있지요... 한국에선 미술 입시 때문인지 개성적인 그림보다는 정형적인 그림을 그려야 잘 그렸다고 인정해주잖아요. 정물화같이 정확하고 분명한 건 참 잘 그리는데 자유분방한 건 어려워하지요. 그리고 마리스칼의 강점은 자유분방한 스케치만이 아니에요. 그림만이라면 지나가는 유럽 사람 하나 잡아다 그려보라고 하면 비슷하게 그릴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색을 조화시키고 그림을 돋보이도록 쓰는건 자유분방함만으로는 안 되는 재능이 필요한 일이에요. 그런 부분에는 확실히 뛰어난 디자이너 같더군요.
전시장에서 가장 돋보였던건 역시 알파벳 디자인이었고 그 다음으로는 천장에서 휘날리던 무빙배너였어요. 색감이 너무 맘에 들었거든요. 그 다음은 위 브로셔 사진에 나와있는 빌라 훌리아 장난감 집!! 어찌나 귀엽던지 아이도 아닌데 그대로 집에 들고 가고 싶더군요. 실제 아이가 들어갈 수 있는 사이즈는 사십 몇 만원에서 현재 이십 몇 만원으로 특별할인을 하고 있습니다. 훗훗. 저희는 장식용 미니 사이즈를 5천원에 업어왔습니다. 조립은 주말에...
마리스칼은 애니메이션 '치코와 리타'에도 참여했어요. 배경이나 음악은 좋았지만 스토리가 아무래도 저의 가치관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았던지라 한 편을 온전히 보기도 힘들었던 기억뿐이네요. 저에겐 '사랑과 전쟁'이었을 뿐인데 메이킹 무비에서는 정렬적인 사랑이야기라고 극찬(?)을 해대서 씁쓰름했다는 후문입니다...?
전시가 끝나면 관람객을 위한 놀이가 마련되어 있어요. 네모난 통이 4개 준비되어 있는데요, 각각 머리-몸통-팔-신발로 되어 있구요, 이걸 랜덤으로 골라서 색연필로 색칠하고 풀로 붙이면 되요. 완성된 캐릭터는 벽면에 붙이고 가거나 기념으로 가져가셔도 되지요.
아이도 신나고,
어른도 신나는,
즐거운 종이 인형 색칠 놀이~
요 녀석은 제가 만든 캐릭터입니닷. Hello!
전시가 끝나면 폐기될 너이지만 그때까지 벽에 잘 붙어 살아남아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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