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부(Marc Riboud) 사진전

 

마크리부 사진전(5.26~8.5),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전시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

지난 7월 28일,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에서 전시중이었던 마크 리부 사진전에 다녀왔습니다. 전시가 끝나기 일주일 전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더군요. 마침 루브르 미술관전도 같은 예술의 전당이라 더더욱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루브르 미술관전은 9월말까지니 천천히 가기로 합니다. :-)     전시는 전체적으로 6개 섹션으로 구분지어져 있었습니다. 순차적으로 관람하는 것이 베스트였겠지만, 관람객이 많아 공장기계의 상품이 된것 마냥 옆으로 줄지어 움직이는 것이 싫었고, 때마침 김범수 아나운서의 특별 도슨트가 진행되고 있던 중이라 북적이고 있어서 그나마 비어있는 섹셕으로 이동하며 관람했습니다. 그 중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에 남는 사진을 고르라고 한다면 바로 에펠탑의 페인트공, 그리고 꽃을 든 소녀입니다.   '에펠탑의 페인트공(Eiffel Tower Painter)'은 우선 페인트공의 패션 센스와 멋진 포즈가 눈길을 끄는 매력이 있어요. 도쿄타워의 페인트공과 비교해보면 확실하게 그 답이 나옵니다. 그리고 '꽃을 든 여인(Girl with a flower)'소녀는 그 구도와 내용에도 마음이 끌렸지만.. 사실 사진 속 소녀가 17살이라는 설명을 읽고는 사진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소녀의 노안 때문에 기억에 오래 남는 한장의 사진이 될 것 같습니다. (의도가 불순해서 죄송.. 하지만 영어제목이 Girl인데 소녀가 아닌 여인이라고 한 것을 보면 번역하신 분도 같은 생각..?) 두 사진의 공통점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의도된 듯 사진의 구도와 모델의 포즈가 거의 완벽하다는 점. 자연스러운 사진도 좋지만 이 두 사진이 마음에 든걸 보면 저는 어느 정도 구도가 갖춰지고 소품이 꾸며진 사진을 좋아하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도 데이비드 라샤펠流...?)     꽃을 든 여인(Girl with a flower)   에펠탑의 페인트공(Eiffle Tower Painter)   관람하면서 보니 '중국과 일본사진은 있는데 왜 한국 사진은 없는거지?'라고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나중에 검색을 해보니 한국전쟁 때 한국에서 사진을 찍고 싶어했지만 기자신분이 아니라는 이유로 입국을 거절당했다고 하네요. 그때 허락해주었다면 전시관에 한국사진도 함께 걸려있었을텐데.. 라고 생각은 하지만 뭐, 그렇다고 아쉽지는 않습니다. 사실 기록 사진이 저에겐 별로 크나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겠지요.   사진 외에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진 옆에 적혀있던 설명 글입니다. 너무나 기계적적으로 쓴 것 같이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글이었어요.  사진 속 주인공들은 무표정하거나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데 '서민생활의 따뜻함이 느껴집니다'류의 사진과 맞지 않는 글보다 그냥 사진 배경에 대한 사실상황만 적어주는게 나았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섹션 사이 사이에 적혀있던 마크 리부의 인상적인 명언록. 짧고 굵은 그런 말 한마디에 압축되어 있는 그 사람만의 인생관이 돋보였어요. 옳고 그름을 떠나, 어쨌든 자신있게 인생관을 표현해낼 수 있다는 것은 멋있는 일이 아닌가 싶어요.   "나에게 사진은 직업이라기 보단 집착에 가까운 열정이다."   관람 후 구매한 5장의 사진 엽서와 팜플렛   전시관을 나오면 에펠탑의 페인트공을 재현해서 사진활영을 할 수 있는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보통은 절대로 그런짓 안하지만.. 이건 꼭 해봐야할 것 같아 저도 모르게 성큼성큼.. 줄을 지어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촬영.. 부끄러워도 찍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아쉬운 점은 치마때문에 좀 더 과감한 포즈를 취하지 못했다는 것!! ㅎㅎㅎ   개인의 취향이란 것이 있기 때문에 좋고 싫음은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모든 전시회는 어떠한 식으로든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능력이 있는것 같아요. 기회가 있다면 가리지 말고 여기저기 다녀보시기를 권장합니다.   아 참, 마크 리부를 검색하다가 보게 된 한 블로그에서 전시관 내부와 전시된 사진 일체를 찍어 올리신 분이 계시더군요. 제가 알기로 분명 전시관 내부는 사진 촬영 금지였는데 이거 문제 안되나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