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4월 13일 6:00 P.M @ 정미소 극장 |
+ 캐스팅 |
+ 개인적인 감상평 |
지난번 1차 공연때 시기를 놓쳐 보지 못했던 연극이다. 공연 관람 파트너인 오빠는 기자친구를 따라 쫄레쫄레 공짜 관람을 해버린 상태였고, 그 당시 내 주변엔 연극 혹은 뮤지컬의 공연 문화를 즐기는 친구가 없던 터라 쉬이 보러 갈 결정을 내리지 못한 탓이다. 그런데 마침, 이번에 다시 2차공연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몇번인가 나를 따라 공짜로 뮤지컬을 본뒤 공연에 관심을 갖게 된 친구 하나가 있었으니.. 이는, 공연을 보라는 신의 도움의 손길(?)이었던것이다. 풉;
소문에, 연극 관람 중 욕설을 퍼붓는 사람도 있다하고 여자들이라면 다들 기가 막혀한다는 설이 있었다. (적어도 내가 듣기론) 주인공 강진우가 무지막지하게 못된놈이고 황당하다는 그런 이야기들. 사실 난 그저 이석준의 연기를 내눈으로 보고싶은 마음에 연극을 선택한것이기에 그닥 신경을 쓰진 않았다. 얼마나 나쁜놈인가, 지켜보기로 하고 좌석에 엉덩이를 붙였다.
첫번째 여자, 양선
이 여자는 순진하다못해 답답한 그런 캐릭터였다. 그렇다고 특이하다고만은 할 수 없는 무랄까, 그냥 좀 집착스러운 여자. 이때까지만 해도 "여자가 저러니 남자가 도망가지"그런 생각이었다. 마지막까지도 보는이를 답답하게 만드는 캐릭터였다. 하지만 한편으론 나는 어느새 극에 나를 대입시키고 있었다. 혹시나 어떤 순간 나도 저렇게 보였던걸까. 요즘 새삼스레 생각하게 되는 나의 집착스러움. 그런것들을 그녀에게서 보고 있었다.
두번째 여자, 민하
어찌보면 가장 쿨한 여자일지 모른다. 남자의 마음이 자신에게 있지 않다는걸 알면서도 집착하지 않고 매달리지 않는다. 다만 겉으로 웃으며 남몰래 씁쓸해할뿐이다. 그녀의 쿨함은 단순함에서 오는 것이지만 단순하다고 해서 멍청한것은 아니며,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것은 아니다. 그녀는 끝까지도 쿨했다.
세번째 여자, 정희
어찌보면 가장 무서웠다. 나는 솔직히 정희만큼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자신를 아무말없이 덮어주는 한사람이 있음에도 다른사람에게 눈을 돌린다는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일것이다. 머리로는 해석할수 있지만 동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마지막에 아무말 없이 떠나가는 그녀의 모습은 허탈함이 느껴져 눈물이 핑돌았다.
네번째 여자, 은후
가장 일반적인 캐릭터이며 내가 가장 공감하는 캐릭터였다. 강진우가 가장 나쁜놈답게 여겨지는 에피소드기도 했다. 자신의 쌍둥이 여동생에게 눈을 돌리는 그에게 얼마나 환멸을 느꼈을까. 차라리 다른 여자였다면 나았을것을. 비인간적이며 사생활침해적인 진우의 행동(이건 말해버리면 재미없으니까.)에 기가막혀있는 은후에게 진우는 계속해서 말도 안되는 언번으로 모든것을 은후를 너무 사랑했기 때문이라 말한다. 어느 누가 봐도 말이 안되는 변명이지만 오히려 화를 내며 울부짖으며 진우는 그렇게 말했다. 은후도 더이상 그 사람을 상대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더이상 화도 내지 않고 은후는 그렇게 떠나간다.
결혼전에 헤어진 여자들을 만난다.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고 싶어서. 이유야 번듯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건 그가 만났던 여자들에게 상처만 가중시켰다. 일방적으로 끝낸 사랑 앞에, 혼자만 쿨하게 짠 하고 나타난들 뜻대로 될리 없다. 사랑했다면 다시 만났다하더라도 과거의 이야기는 꺼내지 말아야한다. 그 둘은 더이상 연인도 아니고 친구도 아니기 때문이다.
강진우 같은 남자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많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나쁜놈이라기보다는 치사한 놈이다. 하지만 그에게 빠져든것은 여자에게도 책임이 있다. 어찌하겠는가, 모두가 완벽하지는 않은것을.
+ 1차 공연때 은후역을 맡았던 분이 암투병으로 인해 무대에 서지 못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극단대표로서 그들과 함께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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