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

[뮤지컬] See what I wanna see

 

 + 2008년 10월 5일 3:30 P.M with Bro @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 개인적인 감상평

 

보려고 벼르고 벼르다 우연치 않게 공짜로 관람. 공연장에 늦게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앞자리쪽이라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알고보니 관객이 턱없이 모자란 상태였다. 정면, 좌,우의 관객석이 그야말로 텅텅 비어있었다. 앞에서 세번째 줄이었는데 내 뒤로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한다면, 관객 수가 어느정도일지 상상이 가리라고 본다. '배우님들 사기 떨어지게 이게 뭐람.. 나름 화제작인데 너무하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라도 열심히 보자' 하고 결심을 했다.

하지만 극이 시작된지 10여 분만에 관객수가 적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너무나도 낯선 방식과 난해하기 짝이 없는 멜로디.. 극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이 극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정도는 알고 있다. 하지만 같은 내용도 표현방법에 따라 감동이 다른법.. 귀에 낯설은 멜로디들은 혼란 뿐 아니라 졸음까지 몰고 왔다. 물론, 차지연씨를 비롯한 모든 배우님들의 실력이 탄탄한 덕에 때때로 소름이 돋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게 역효과로 고고한 느낌을 풍겨 나른해졌다. 마치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어로 떠들어대는 오페라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실력있는 소프라노와 테너가 아무리 고운 소리를 뿜어낸다한들 이해하지 못하면 그건 단순히 '지루함'만을 느끼게 할 뿐이다. 만약 어느 한 배우가 실력이 형편없어 삑사리라도 내고 음정을 어긋냈다면 오히려 졸지 않고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저 배우는 왜 저래? 음이 거슬려.' 등등 불만을 토로하며 끝까지 주시하고 마는 내 성격 때문에라도. 하지만 모든것이 거의 완벽했다. 그렇게도 보고 싶어 안달이었던 작품을 보며 극 내내 졸음과 싸워야 했다니.. 본인 스스로도 어이 없어 죽을지경이다.

차지연씨는 생각 이상으로 멋진 목소리를 가지셨다. 2막에서의 앙상블에서는 마치 천상의 아리아를 듣는것 같은 느낌이었다. 임문희씨도 처음 보지만 기대 이상이었다. 양준모씨는 뮤지컬 토크쇼에서 본 적이 있어 그 실력은 익히 알고 있었다. 낮은 그 저음이 참 매력적인 분.. 정상윤씨도 잘 하셨지만.. 개인적으로는 홍광호씨를 기대하고 있었기에 조금 아쉬웠다. 홍광호씨 때문에 보려고 기를 썼었지만.. 공짜표는 나에게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았단 말이다....... 강필석씨는 매번 공연때마다 더블 캐스팅분의 공연을 보느라 인연이 없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참.. 가녀린 몸매를 가지고 계셨다. (풉) 특히 양준모씨와 같이 있을때는 어찌나 비교 되던지... 양준모씨 노래 잘해서 참 좋지만.. 상체 골격이 크고 하체가 짧은편이라 보고 있는것만으로도 뭔가 언발란스함을 느끼게 되는건 어쩔 수 없는 듯하다. (그걸 욕하는것도 아니고 놀리는것도 아니지만 볼때마다 느껴지는걸... 나도 짧잖아! ㅡㅜ)

나 같은 범인(凡人)들이 즐기기에는 참으로 난해한 방식의 공연이다. 한가지 사건을 누구의 시각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진실은 달라질 수 있다는 내용의 영화들도 많이 봐 왔지만.. 이 공연은 멜로디가 난해한게 문제인것 같다. 손드하임의 뮤지컬도 그렇지만 손드하임조차 이길 그 최고봉은 바로 이 공연일듯.. 보실 분은 그 점 유의해서 공연 전에 커피라도 듬뿍 드시고 준비해서 가셔야할듯..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서] 도쿄타워(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  (0) 2008.10.17
[소설] 용의자 X의 헌신  (0) 2008.10.17
[연극] 늘근 도둑 이야기  (0) 2008.10.05
[연극] 프루프  (0) 2008.08.26
[뮤지컬] 쓰릴미  (0) 2008.08.17